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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구속 시 권한정지”… 권한대행 한계 명시한 법안 국회 발의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을 국정의 현상 유지 범위로 제한하고,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권한 행사를 중단하도록 하는 '대통령의 권한대행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법안은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사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국정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된 헌법 제71조의 규정에 따른 후속 입법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통령 권한대행자의 권한 범위를 국정의 현상 유지로 제한하고, 국민투표 부의, 사면·감형·복권, 헌법개정안 발의, 재의요구, 계엄 선포 등의 권한 행사를 금지하며, 특히 계엄 선포는 국회의 사전 동의를 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발의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이후 권한대행으로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이 약 3개월 동안 15회의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고, 내란 혐의로 기소된 인사들을 고위직에 승진시킨 점에 대한 비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법안에는 대통령이 형법상 내란 및 외환의 죄로 구속되는 경우도 권한대행 요건에 포함된다. 이 경우 대통령은 구속기소 시점부터 석방되거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대통령 권한을 행사할 수 없으며, 권한대행이 국정을 운영하게 된다.
용혜인 의원은 “민주적 정당성이 없는 권한대행자가 반헌법적 국정 운영에 나서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며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이 명확히 제한되어야 정치적 중립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모두 보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법안은 용혜인 의원을 비롯해 김남희, 소병훈, 김영환, 김영배, 서미화, 김성환, 이수진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재원 의원(조국혁신당), 한창민 의원(사회민주당), 김종민 의원(무소속) 등이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한편, 이번 법안에 대해 일부 헌법학자들은 위헌 논란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헌법이 아닌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날 수 있으며,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권한대행이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의 순서를 상원의장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권한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제한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러시아에서도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구체적인 권한 제한 규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 사례를 참고하더라도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를 법률로 제한하는 데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법안의 실효성과 헌법 적합성 여부는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