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식물 식재 전·후
[공정언론뉴스]잔디처럼 건물 옥상이나 벽면, 주변 맨 땅(나지)을 덮기 위해 심는 식물(지피식물)의 탄소 흡수량은 얼마나 될까? 농촌진흥청은 생활 속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안의 하나로 주요 정원식물의 탄소 흡수량을 계산해 발표했다.
지피식물(地皮植物, groundcover plants)은 토양을 덮어 바람이나 물로 인한 피해를 막아주는 키 50cm 이하의 식물로, 자라면서 나무 아래나 경사면, 건물 옥상 등을 푸르게 가꾸는 역할을 한다.
보통 나무 1그루의 연간 이산화탄소(CO2) 흡수량은 나무 크기에 따라 약 5.9㎏~14.1㎏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지피식물은 초지를 통틀어 탄소 저장량을 추정하고 있어 식물별 탄소 흡수량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농촌진흥청은 경관 조성을 위해 많이 이용되는 주요 지피식물 30종을 대상으로 식물별 연간 탄소 흡수량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1㎡당 연간 탄소 흡수량이 3.0㎏~3.5㎏로 비교적 높은 식물은 박하, 구절초, 노랑꽃창포, 붓꽃 등 11종으로 나타났다.
이들 식물로 약 200㎡ 정도의 옥상 정원을 가꾼다면, 1곳당 연간 600㎏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탄소 흡수량이 2.0㎏~2.5㎏으로 중간인 식물은 두메부추와 비비추, 호스타 등이었다. 톱풀과 범부채, 꽃댕강나무, 제라늄 등은 1㎡당 연간 탄소 흡수량이 1.0㎏~1.5㎏에 머물러 대상 식물 가운데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는 건물 옥상이나 벽면에 토양을 넣고 식물을 심을 때 발생하는 비용과 이후 식물에 의한 건물 냉난방 절감 비용 효과도 탄소량으로 환산했다. 그리고 실제로 지피식물이 언제부터 탄소 흡수원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를 계산했다.
분석 결과, 옥상 녹화(푸르게 가꿈) 시스템 재료의 탄소 배출은 1㎡당 연간 25.2㎏이었고 물 관리 등에 의한 탄소 배출은 0.33㎏이었다.
옥상 녹화 식물(세덤류, 사초류)이 1㎡당 연간 3.7kWh(킬로와트아워)의 건물 에너지를 절감하고 1.8㎏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하면, 5.8~6.4년 뒤부터는 식물이 탄소 배출원에서 흡수원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탄소 흡수량은 토양과 수분 관리에도 영향을 받았다.
도심지 화단에 많이 심는 붓꽃류는 일반 토양(3.2㎏/㎡)보다 물 빠짐이 좋은 토양(7.2㎏/㎡)에서 탄소 흡수량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또한, 구절초 등 10종은 불량한 토양 환경에서 연간 탄소 흡수량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광진 과장은 “생활 주변 녹지율을 높이고 경관 향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피식물을 발굴하고 있다.”라며
“식물의 기능을 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원예식물의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과학과 오충현 교수는 “도시 내 지가 상승 등으로 녹지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높낮이가 다른 나무와 초화류를 여러 층으로 조성해 입체적으로 가꾸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탄소 흡수원으로써 지피식물의 활용성은 앞으로도 매우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