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 후 청년 푸드창업 및 주민들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수원시 매산동 어울림센터 전경. (사진=수원시청)>
수원역의 바로 앞,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1가는 수원의 관문이다. 철길을 향해 뻗어나간 근대 신작로를 따라 사람이 모여든 역사가 살아 있는, 화려하지만 노후화된 번화가다. 이 ‘매산동테마거리’ 건물과 거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공간이 재탄생했다. 과거와 미래를 잇는 주민 화합의 장이자 청년 창업의 희망을 불어넣을 ‘매산동 어울림센터’다.
◇매산동테마거리에 어울림센터 준공
붉은 벽돌과 하얀 타일의 이질적인 외관 조합이 눈에 띄는 매산동 어울림센터는 매산로1가 47-3번지에 위치한다. 1980~1990년대 성업했던 옛 ‘경기서적’이 있던 자리에 주차장을 겸한 너른 마당과 연면적 536.45㎡ 규모의 지상 3층 건물이 자리를 잡고 있다. 도로변에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수원역 11번 출구에서 100m 정도 직진하면 작은 골목으로 연결된다.
매산동 어울림센터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낙후된 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이 일대 주민과 상인, 청년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기존 건물 매입비 포함 총 58억6천여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난해 11월부터 증축과 리모델링 등을 진행, 지난 5월 준공됐다.
1층으로 들어서면 4개의 주방과 계단식 공간이 눈에 띈다.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쪽 2개씩 나눠진 공간에서 개별 영업이 가능하도록 각각 조리대, 조리기기 등을 갖추고 공간도 비슷하게 구획됐다. 외부 출입문은 접이식으로 설치돼 폴딩도어를 접으면 ‘벽’이 사라지고 마당과 연결되며 공간이 확장된다. 테이블을 설치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라스로 활용하는 것은 물론 플리마켓 등 소규모 행사도 겸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ㄱ’자 형태의 공간을 연결하는 가운데 부분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계단형으로 설계돼 평소에는 자유로운 독서공간 등으로 활용하다가 주민 모임 시 프리젠테이션 등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공간은 수십년간 수원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경기서적이었던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특히 1층 곳곳의 나무로 된 보와 기둥 역시 기존의 것을 되살려 활용함으로써 공간 자체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2층에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 시설이 준비됐다. 2개의 회의실과 널찍한 공유주방이 있는데, 이 공간들은 청년 창업 지원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청년 푸드창업을 위한 프로그램은 물론 인근에서 영업 중인 상인들이 청년들에게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프로그램과 주민 대상 원데이클래스 등을 개설하는 것도 가능하다.
3층은 열린 공간이다. 주민이나 단체, 청년 등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교육회의장과 옥상 쉼터가 마련됐다. 기존 건물의 화단을 그대로 활용한 정원과 계단형 쉼터가 번화가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하고, 액자형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SNS 감성도 뽐낼 수 있다.
◇청년 푸드창업 허브를 꿈꾸다
수원특례시는 매산동 어울림센터를 ‘청년 푸드창업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2층 교육장과 공유주방에서 푸드창업 교육을 받은 청년들이 1층에 있는 매장을 활용해 사업체를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 본격적인 사업화 및 자립에 도움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5~6월 매산동 어울림센터에서 매산동 현장지원센터가 운영한 청년창업가 육성 프로그램 ‘수원다이브’는 이를 위한 첫 시도였다. 수원에서 창업을 계획 중인 10여명의 청년들이 창업을 위해 필요한 컨설팅과 네트워킹 과정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시는 매산동 인구와 사업체 현황 등을 인접 상업지역과 비교하고, 온라인 키워드 분석과 선배 상인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등을 진행해 매산동에서 청년들이 창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수원에서 창업에 성공한 선배, 로컬브랜딩 경험을 가진 선배 등과 청년을 연결해 주고, 효과적인 브랜드 운영을 위한 실무 강의도 제공했다. 또 창업 선배들이 직접 컨설턴트로 나서 팀별 컨설팅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참여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시제품 개발과 사업 구상을 결과로 내놨다. 어린이 참기름, 케이크 DIY 사업, 알루미늄 프레임, 자동 도어락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고 구체화해 나갔다. 시는 이들 중 음식 관련 사업을 희망하는 청년에게는 매산동 어울림센터 1층 매장 입점 공모시 가점을 제공할 예정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 예비 창업가들은 “아이디어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됐다”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시는 청년푸드 창업가를 위한 특화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매산동 어울림센터 공유주방을 활용해 메뉴 고도화 및 맞춤형 컨설팅, 홍보 마케팅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이달부터 운영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구도심을 청년 창업 중심축으로!
수원특례시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청년 창업 거점을 지속적으로 마련, 구도심에 청년 창업 중심축을 만들 계획이다. 푸드창업의 허브 역할을 할 매산동 어울림센터 외에 매산동 복합청사와 교동 어울림센터 등 수원역에서 향교로로 이어지는 도시재생사업 거점마다 청년 창업 지원 시설을 입주시켜 운영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매산동 도시재생사업으로 신축될 매산동 행정복지센터 복합개발사업에도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할 ‘청년 인큐베이션센터’가 들어선다. 지하 4층 지상 12층 규모로 공공청사와 근린생활시설, 행복주택 등이 함께 조성되는 가운데 4~5층에 청년 인큐베이션센터를 만들어 청년과 예비창업자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곳에서는 주로 IT기술 관련 창업자 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근 경기도청 주변 도시재생사업으로 올해 말 준공을 앞둔 교동 어울림센터에는 365활력발전소를 운영한다. 근대 문화의 핵심이었던 신작로 인쇄소 골목에 새로 조성된 건물인 만큼 그 역사성을 살리는 체험과 공예품 등 문화·예술과 관광 분야에서 청년 창업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시는 이처럼 각 도시재생사업으로 매산동 어울림센터~매산동 복합청사~교동 어울림센터로 이어지는 공간에 청년 푸드창업 허브~청년인큐베이션센터~365활력발전소 등이 들어서면 구도심 일대가 청년 창업으로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매산동 어울림센터 내 청년 푸드창업 허브 공간은 구도심 청년 창업지원 중심축의 출발점”이라며 “도시재생사업을 통한 청년창업 지원시설들이 노후화된 도심의 활력을 되찾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