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감사중인 박진희 의원(사진=공정언론뉴스)>
하남시의회가 행정사무감사 진행 중 불필요한 질문으로 장시간 소비한 것도 모자라 집행부에 고함을 지르는 등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하남시와 하남시의회에 따르면, 제315회 하남시의회 정례회가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2022년도 행정사무감사’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첫날인 22일에는 일자리경제과, 기업지원과, 세정과, 세원관리과 순으로 행정사무감사가 있었다. 이날 정책기획관실에 대한 감사가 무려 7시간이나 진행됐고 나머지 부서에 대해서는 1~2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행정감사를 받고 있는 조연식 브랜드담당관(사진=공정언론뉴스)>
이날 가장 하이라이트는 브랜드담당관실 감사에서 나왔다. 질의에 나선 박진희 의원의 질문에 브랜드담당관이 어려운 고비때마다 웃으며 대답한 것이 화근이 됐다.
도시브랜드담당관의 업무보고가 끝나자 박진희 의원은 “우리 담당관님 오신 지 10일 정도 되셨다고 하셨나요? 담당관님이 우리 하남시의 이미지이고 우리 부서의 브랜드가 아닐까요?”라고 말하자 드랜드담당관이 웃으며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네 노력하셔야죠. 뒤에 팀장님들께서 물론 이런 여러 가지 오늘 실수가 발견되긴 했으나, 여러 분야에서 노력을 많이 했고 여러 가지 부분들에 대해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담당관님께서 어떤 브랜드로 어떻게 답변하시느냐에 따라서 저분들의 평가가 우리 담당관님의 손에 달려 있어요.”라면서 “어디 티타임 하셨습니까? 진지하고 성의 있게 답변하십시오. 아니 뭘 다 해준대요. 다 할 수 있어요? 뭘 하실 건데요? 그냥 이 시간만 때우면 되는 거예요? 라고 답변의 진정성이 없음을 지적하고 ‘네 위원님 말씀 맞습니다.’ ‘네 하겠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무성의하게 답변을 하십니까?”라며 질책했다.
그러면서 “지금 의원님들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의 이 안건에 대한 지적과 질책이 얼마나 심각한 내용인지 아십니까? 다 예산 낭비입니다.”라면서 “어떻게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네네 맞습니다.’ ‘알겠습니다.’ ‘수정하겠습니다.’ 그렇게 성의 없는 답변을 하십니까? 우리 과에 브랜딩을 지금 확 낮추고 계시는 거라고요. 지금 우리 담당자님께서 ‘다 알겠다.’ ‘수정하겠다.’ ‘시정하겠다.’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을 시정하실 것인지 답변해 보십시오. 지금 아까 답변 내용 말씀하세요.”라고 추궁했다.
박 의원은 또, “행감은 행감답게 진지하게 준비하시고 진지하게 답변하십시오.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하십시오. 시간만 때우고 나가면 그만입니까? 무거운 책임감으로 답변하시기를 정말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라면서 마무리 하고 질의를 이어간 것.
<행정감사 받고 있는 염준호 하남시 부시장(사진=공정언론뉴스)>
박진희 의원의 질타에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기능을 가진 시의원의 진정어린 충고는 마땅하지만 불과 인사이동이 있은지 10일 만에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한 브랜드담당관에게 수년간 지속돼 온 일까지 지적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중론이다.
한 공무원은 “의회 부의장으로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차분히 지적해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문제인 것으로 굳이 고함을 지르며 질타를 한 것은 위계에 의한 갑질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의회 차원의 주의나 징계가 있어야 한다”면서 “공직자들 입장에서 반드시 의회에 항의는 물론 가능하다면 법적 조치까지도 준비하겠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강성삼 의장은 “조금 더 상황을 파악한 후 의견을 내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반면 박진희 부의장은 “어떻게 행감에서 의원의 질의에 무성의하게 실실 웃으면서 답하는 실무 책임자가 있을 수 있냐”면서 “고성을 낸 것은 조금 그렇지만 의원이 큰 소리를 낼 수 있다. 공무원이 피감기관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비아냥거리듯 웃으며 성의 없는 답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고 “이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국장은 “행감 시작 첫 날 공직자나 시의원이나 충분한 사전준비가 없기 때문에 가장 기본인 인격존중과 상대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고 비아냥거림과 고의성 질타만 남았다고 본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3년 넘게 지친 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지는 못할 망정 시민은 없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력만 행사하려는 것 같아 슬프다”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날 의원들의 질문이 중복되는 부분도 상당히 많이 나오면서 의원들의 전문성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됐다.
특히, 한 의원은 무려 50분간 질의를 하면서 다른 의원들이 힘을 빼는 부분도 있었고, 자신이 질의한 부분에 대해 다른 의원이 보충질의를 하면 “왜 자신이 한 것인데 또 질의를 하느냐”고 따지는 등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일어났다.
<행정감사 받고 있는 임근혁 일자리경제국장(사진=공정언론뉴스)>
한편, 첫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일자리경제국이 가장 잘 준비를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