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청 전경. (사진=구리시)>
경기 구리시가 인‧허가절차 지연 등 대형 민간사업에 대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 가운데 이번에는 주택재개발정비사업과 관련해 조합 측에 무리한 요청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구리시와 관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현재 구리시 관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딸기원1·2, 인창C지구, 수택E지구 등 4곳으로 대부분 시의 늑장행정과 추가공사 요청으로 많은 금전적 손실은 물론 입주 지연에 따른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언론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구리시는 A조합측에 전선지중화 사업을 요청하면서 지구 내 뿐만 아니라 지구 주변까지 공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부지만 제공해도 되는 동주민자치센터까지 건립해달라는 등 무리한 기부채납을 요구하면서 수백억의 손실을 끼치고 있는 정황이 상당하다.
A조합측 조합장은 “원래 구리시가 해야 되는 전선지중화 사업을 전가하는 것도 모자라 지구 외 인근지역까지 지중화를 요청했다”면서 “처음에는 (구리시가)권장사항이라고 하다가 나중에 무조건 사업을 해야 한다고 강제해 ‘집권남용’이라고 지적했고 최근 언론에서 보도가 뒨 후 다시 ‘권장사항인데 조합에서 너무 민감하게 받아들였다’는 식으로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거(지중화 사업) 외에도 동사무소를 우리가 약 100억 정도 들여서 무상으로 기부채납을 하라고 요청했다”면서 “동사무소 지어주는 거는 촉진고시에서 제외지만 우리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관공서이니 지어주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전선지중화 사업에 약 100억 원, 동사무소 건립에 약 10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는 것이 A조합측의 주장이다.
이외에도 “조합원으로 분양을 받은 교회 두 곳에 대해서도 건물을 지어줘야 하고 노인정도 임시시설을 만들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추가로 수십억 원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B 조합도 “구리시가 그동안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던 조합원의 동의서를 문제 삼아 새로 보완요청을 이유로 정비구역 지정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구리시의 슈퍼 갑질 속에 을의 입장인 조합 측은 그저 눈치만 볼 뿐이라는 입장이다.
A조합측 조합장은 “관련된 언론 기사가 나오면서 시가 태도를 바꿨다”면서 “주변에서 강 대 강으로 가지 말고 일단은 좀 지켜보고 만약에 안 되면 그때 해도 늦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와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6개월 정도 후퇴하는 꼴이 됐는데 지금 괜히 또 감정을 사서 대립하다가 (시 측에서)‘너 죽고 나 죽자’해버리면 결국은 우리만 손해니까....”라고 말을 흐렸다.
B조합측 조합장도 “동의서를 새로 받아서 보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우리는 힘이 없고 하니까 구리시에서 좀 협의를 해서 좋게 풀어나가 봐야 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보도를 통해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구리시의 늑장, 갑질 행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주민은 “공정과 민생을 살펴야 할 시(市)가 새로운 시장이 들어오면서 돌변해 민원인이 신청한 인허가를 통해 이권을 챙기기 위해 혈안이 돼 일선 부서 공무원들이 옛날 뒷골목 건달이 완력으로 갈취해 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 사회에 공정과 정의가 살아있는지 의심스럽고 이러한 일부 공직자들을 믿고 앞으로 민원을 신청하기 두렵고 걱정스럽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시 주무과장은 “언론에 지적된 것처럼 대형건설사업에 대한 인허가를 미루거나 지연시키는 일은 없다.”면서 “대부분 잘 되고 있고 일부분만 협의가 늦어질 뿐 단 한 곳도 미루거나 반려하려는 사업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일부 조합에서 말하는 것처럼 안 해도 되는 사업을 갑질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지중화 사업과 주민센터건축은 조합과 협의 중에 있고 종교시설 두 곳은 교회 측의 민원으로 조합 측에 전달했을 뿐 이와 같은 건으로 갑질 업무를 추진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부 조합 측은 최근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구리시가 유연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장은 참고 있지만 문제가 계속된다면 어쩔 수 없이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