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 열린 2022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사진=수원특례시)>
수원박물관은 지난 24일 수원화성박물관 영상교육실에서 ‘수원 능행길의 역사성과 보존 관리 방안’을 주제로 2022 수원지역 역사문화 학술심포지엄을 열고, 수원 능행길 활용방안을 모색했다.
정조대왕 탄신 270주년을 맞아 개최한 이날 심포지엄은 정해득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의 기조 강연, 김희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박현욱 경기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수원 능행길의 역사성’을 주제로 강연한 정해득 한신대 교수는 정조의 원행로를 ▲사도세자를 모신 뚝섬~과천로 ▲옛길을 이용한 노량~과천로 ▲혜경궁을 모신 노량~시흥로 ▲ 생부의 국왕 추숭을 생각한 길 등 4개 유형으로 정리하며 “정조는 1804년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나 새로 즉위한 신왕에게 부탁해 사도세자의 국왕추숭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계획의 일단이 현륭원 원행을 통해 드러났는데, 1797년 8월 인조가 생부를 원종으로 추숭하고 봉릉한 김포 장릉을 배알(拜謁)한 것과 1799년 8월 행차에서 세종에게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 헌릉을 거쳐 현륭원 원행을 진행한 것”이라며 “정조가 두 왕릉을 경유해 현륭원에 행차한 것은 신료들에게 ‘추숭’과 ‘선위’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조 능행길의 현 상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김희태 소장은 “「화성지」와 「수원군읍지」의 필로(蹕路)에 대한 기록은 리와 보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대략적인 위치를 추정할 순 있어도 표석과 장승이 세워진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며 “능행차의 이정표가 되는 장소가 중요한데, 예컨대 지지대, 괴목정교, 만석거, 장안문, 팔달문, 매교, 하유천(세류역), 대황교, 안녕리, 만년제 등”이라고 설명했다.
‘수원비행장 이전과 능행길 활용 방안’을 발표한 박현욱 선임연구원은 “수원비행장(군공항) 이전이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정조대왕 능행차를 온전히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그동안 한양에서 수원으로 행차에 대한 고증 작업과 연구가 집중됐다면, 이제는 화성행궁에서 현륭원까지 능행길을 온전히 고증할 수 있는 현실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금부터 차근차근 연구의 토대를 만들고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능행길을 중심으로 하는 고증작업, 문화유산 조사 등 수원비행장이 있는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