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장 언론대응방안 지시 공문. (사진=동부권취재본부)>
경기 구리시가 언론보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한편 직원들에 대한 입단속에 나섰다. 최근 구리시의 행정과 업무처리와 관련해 다수의 언론에서 비판적 기사가 쏟아지자 내놓은 자구책으로 보인다.
구리시는 지난달인 11월 23일 감사담당관 이름으로 <편파·왜곡 등 부정확한 언론보도에 대한 대응철저 안내(시장 지시사항)>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공문에는 ‘최근 민선8기 출범 초기의 편파·왜곡 등 부정확한 언론보도로 인하여 시정 정책·행정에 대한 신뢰도 저하 및 시민여론의 혼란이 우려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에, 소관 업무에 대한 부정확·편파·왜곡 보도에 대하여 적극적인 대응으로 시정 신뢰도 제고에 철저를 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면서 비판적 보도에 대해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를 취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향후 시정과 관련한 부정확한 보도에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해 개입하거나, 잘못된 보도(편파·왜곡 등)에 대한 소극적인 대응으로 시정정책·행정 전반의 신뢰도를 저하할 우려가 있는 경우 그에 대하여 엄중히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려드리니 유념해 주시기 바란다’고 명시해 취재기자에게 불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못 박고 있다.
최근 청와대의 언론 대응이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공문을 접한 공무원들은 ‘과연 실효성 있는 방침인가’ 하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언론의 대응이나 자료 제공 등의 업무는 공보담당관실을 거치는 것이 맞다”면서 “거기(공문)에 있는 내용들 보면 감사담당관은 만에 하나 그런 자료제공이나 대응을 잘못했을때 어떠한 인사상 조치라든지 아니면 징계를 주겠다는 그런 엄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님 지시사항으로 한 것 같은데 이건 공무원들에게 위압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들린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무원은 “언론 대응을 철저히 하라는 것은 이해가 되나 왜 감사담당관실에서 보내는지 모르겠다. 소통담당관실에서 언론을 관리하는데 거기서 내려보내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이 든다”면서 “감사담당관실에서 징계를 주겠다는 건지 조사를 하겠다는 건지 그런 의미가 내포돼있는 것 같아 이해가 안 된다”고 의아해 했다.
그러면서 “그럴 거면 소통공보담당관과 언론팀을 없애버리고 감사담당관이 보도자료 배포하고 출입 기자 관리도 다 하면 된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취재진은 이를 확인코자 당직실을 통해 감사 담당관과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