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혜 시민기자.>
지난 17일 경기도의회 하남상담소에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튿날 오전에도 전화를 받지 않아 찾아가 보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인근 사무실 직원은 “보통 메모를 붙여놓고 나가는데 오늘은 이상하다”라며 의아해했고, 건물 관계자에게 물으니 ‘코로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남지역 출신 도의원에게 문의하니 “코로나 때문”이라는 똑같은 대답에 “타 직원이라도 대체 근무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도 되물으니, 그것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단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 4개월이 지났고, 정부의 코로나19 종식 선언 한참 후에 나온 대답 치곤 초라해 보인다.
홈페이지 또한 문제다. 하남상담소 상담관이 공석이라 경기도의회에 문의하니 “담당관이 3월 그만두고 5월 1일 자로 다시 위촉됐는데 아직 업데이트하지 못했다”라는 옹색한 변명이 돌아왔다.
경기도의회에서 내놓는 보도자료 또한 ‘의회’와 ‘지역상담소’로 나뉘어 있는데 지역상담소 보도자료는 없고 의회 보도자료에 전부 포함돼 있다. 두 가지 모두 지적 이후 시정은 됐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지역상담소는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 설치·운영 조례」에 따라 지난 2015년 경기도 내 31개 시·군에 설치돼 도의원을 직접 만나 도민들의 상담과 건의, 대화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효율적인 의정활동과 학습을 위해 ‘스마트워크센터’도 갖추고 있어 도의원 각자의 업무공간도 있다.
전화나 홈페이지로 예약하면 도의원을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창구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상 대부분의 하남시민은 이런 사무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상담소 보도자료를 보면 지역마다 사무실 사용 빈도를 볼 수 있다.
시의 업무 보고를 받거나 주민들과 간담회 등을 위해 사무실을 활용하는 의원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의원도 많다. 물론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닐 수 있다.
또, 퇴직 공무원으로 위촉된 상담관이 소소한 민원들을 해결책을 주고는 있지만 각 시·군마다 생기는 각 현안에 대해 도의원들이 얼마나 공식적으로 다루는지 의문스럽다.
이번 하남시 상담소 건은 어느 도의원 한 명이라도 신경 썼다면 닫힌 문에 ‘안내문’이라도 붙였을 것이다.
도의원들이 행사장에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지역상담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우리 지역 도의원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번 상황에 하남 시의회 전직 D 의원은 "도의회 상담소가 시에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 시의 민원은 시의원으로도 충분히 소화된다. 도의원은 경기도청의 행정을 감시와 견제가 우선이다. 그런데도 도의원 상담소를 시에 두는 건 예산 낭비일 뿐이다. 그런데도 사무실을 개소했으면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할 바엔 상담소를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 지역상담소, 도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버려지는 공간이 아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