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시민기자.>

어린이는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필요하다.

마음껏 몸을 쓰며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은 가뜩이나 스마트폰에 빠져있는 요즘 어린이들에게 비만 비율이 늘어나고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등 신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주택 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5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는 반드시 놀이터를 설치하게 되어 있어 놀이터는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 몰려있으며 연립, 다세대주택, 일반주택에는 놀이터 설치 의무에 관한 규정이 없다.

아파트에 놀이터가 많으니, 주변의 주택 아이들이 함께 놀면 되지 않을까 생각 할 수 있지만 이 또한 갈등이 있으며 작년 여름 B 아파트 안 작은 물놀이터가 있는 놀이터에는 입주민들만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었으며 그곳에 살지 않는 아이가 놀러 갔다가 너는 몇 동 몇 호에 사느냐며 추궁당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2021년에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장이 남의 놀이터에서 놀면 도둑이라며 외부 어린이들을 경찰에 신고한 사건도 있었으며, 놀이터를 둘러싼 갈등은 수년째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법률적으로 해결하기에도 모호하다.

놀이터는 입주민들의 생활 복리를 위한 공동시설로 사유재산에 해당하여 소유자들 간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소견으로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관리가 되는 시설이라 사유재산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택들과 가까이에 있는 공간들을 잘 활용해 보면 어떨까, 주택에서 가까이에 있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개방으로 평일 저녁과 주말에도 운동장에서 뛰어놀 수 있게 관리가 된다면 조금이나마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했다. 주택가 중간에 있는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하교 후 일정한 시간이 되면 자물쇠가 걸려있으며 주말 역시 들어갈 수 없다.

인근 고등학교는 평일 늦은 시간까지 열려있긴 했지만, 개방 시간이 정해져 있고, 개방 시간 이후에도 계속 열려있으니 그걸 알 리 없는 초등학생들이 축구하기 위해 몰려갔다가 경비아저씨에게 여러 번 쫓겨나는 일이 있었다.

아이들은 축구가 하고 싶었을 뿐이고 공을 찰 수 있는 공간은 그 학교 운동장뿐이라 경비아저씨의 눈치를 보며 몰래 축구하러 간다고 했다. 아이들이 왜 눈치를 보며 축구해야 하는 것일까?

강남구는 12일부터 8개의 학교를 평일 저녁과 주말에 지역주민 모두가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활동이 늘어나다 보니 개방 요구가 높아진 것이다.

기존에 운동장 개방에 따른 어려움으로 안전 문제, 시설물 훼손, 관리인력으로 인한 유지비 증가 등으로 인한 어려움들이 있었는데 강남구가 개방에 따른 인센티브로 노후 시설보수, 전담 인력 인건비, 개방에 따른 공공요금납부, CCTV나 야간조명설치 등 학교별 여건에 맞게 개방에 필요한 경비 총 3억 7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급격한 도시화로 어린이들이 자연과 멀어지면서 놀이 활동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사회 환경 속에서 놀 수 있는 공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남시도 연말이 되면 쓸데없이 예산 소진하느라 땅 파지 말고 진정 필요한 곳에 쓰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