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이초교 정문에 마련된 헌화장소.(사진=권영혜 시민기자)>
서울 서초구 서이초 교사 추모 마지막 날인 23일, 비가 오는 가운데 추모행렬이 계속됐다. 검은 복장에 예의를 갖춘 추모객들이 헌화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교문부터 후문으로 향하는 길 교내 벽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메모와 꽃들이 가득했고, 피로회복 음료나 커피를 놓고 가는 시민도 있었다.
학교 담벼락 전체는 전국에서 모인 화환들로 둘러 쌓였고 이중삼중으로 겹치기도 했으며 마지막 날이 늦은 오후까지도 계속 배달됐다. 주로 각 지역 교사가 학교나, 학년끼리 혹은 선배나 동료 교사로서 개인이 보낸 것들이다. 또 지역 학부모회나 일반 시민, 교대나 사범대 학생들의 것도 있다.
<추모화환들이 학교 담벼락을 에워싸고 있다. (사진=권영혜 시민기자)>
화환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선생님 잘못이 아닙니다’, ‘선생님 편히 쉬세요’, ‘철저한 진상규명과 엄중한 책임자 처벌을 바랍니다’, ‘썩은 사회, 죽은 학교 미안합니다’, ‘한국 교육은 죽었습니다,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등 추모와 진상규명 문구들이 적혀 있다.
또, 메모에는 ‘카네이션을 준비할 걸 후회됩니다’, ‘선생님 저도 힘들었어요, 버티고 버티어 지금까지 왔는데 그게 잘못인 것 같아요’, ‘교육할 권리를 잃어버린 세상,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 선생님’ 등 다양한 위로와 추모의 글이 적혀 있다.
장마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 역시 메모들이 젖지 않게 정리하는 작업으로 바빴다. 추모인원은 알 수 없지만 전국 초등교사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헌화로 나눠 드린 꽃만 그저께는 2천 송이, 어제는 3천 송이, 오늘은 현재까지 1천 5백 송이이다. 꽃을 받아 가지 않은 시민들도 많아 그 인원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학교 정문 추모공간. (사진=권영혜 시민기자)>
추모객들 역시 모두 입을 굳게 다문 채,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메모와 문구들을 읽고, 남기며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일부 시민 중에는 초등 자녀들과 함께 오기도 했다.
한편, 교내 추모 공간은 학생들의 원활한 교육 활동을 위해 오는 23일까지 진행되고, 강남서초교육지원청 추모 공간은 28일까지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