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혜 시민기자>
오는 9월 6일에 개최되는 ‘2023 하남 뮤직페스티벌 뮤직인(人) 더(the)하남’은 하남문화재단에서 2억 9천만 원의 예산 편성을 요청했으나, 의회에서 1억 9천만 원을 삭감했다.
‘보여주기’식 행사가 아닌 지역에 맞는 시민이 중심이 된 문화예술 사업 편성을 위해서다. 또 처음으로 치러지는 만큼 시민의 참여도와 축제의 방향성을 결정한 뒤 추후 제대로 치러보고자 하는 취지이다.
하지만, 재단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시와 관련 있는 기업과 금융사를 대상으로 1억 6천만 원을 지정 기부 형식으로 충당하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재단이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의 주요한 역할인 ‘예·결산 심의 기능과 정책 견제, 감독 기능’을 무력화시킨 셈이다.
재단은 시의 요청으로 하남의 ‘시그니처’ 공연을 계획하려 했으나, 유명 게스트를 통해 소문난 축제를 하기에 1억 원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을 것이다.
행사 취지는 관내 400여 명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댄스팀이 프로그램의 주(主)라 하지만, 6명의 초대 가수가 부각되는 홍보로 주객전도(主客顚倒)된 듯하여, ‘하남인(人)의, 하남인(人)을 위한, 하남인(人)에 의한’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하게 됐다.
시 예산 ‘1억 원’은 시민들의 삶이 좀 더 윤택해질 수 있는 적은 금액이 아니다. ‘1억 원’이면, 1년 동안 마을버스 한 대를 증차 운행할 수 있고, 4층 높이 학교에서는 전 층 자투리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아이들의 쉼터가 될 수 있다. 또, 올여름 수해를 입은 지역에는 큰 도움이 된다. ‘1억 원’이면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알찬 공연’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뜻이다.
게다가,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민간 기획사가 제안한 ‘슈퍼 팝(SUPERPOP) 2023 뮤직페스티벌’이 미사경정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장소 지원 문제를 시와 재단이 일임하고 있지만, 정작 행사 개최에 따른 수익은 민간 기획사가 가져가는 구조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시는 이들을 위해 대한체육회와 문화관광부에 장소 대여에 공문까지 보내 사용 승인을 받아 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또, 만약 재단이 공동 주최자라면 일련의 협약 절차 등을 거쳐 수익 배분 등은 제대로 명시했는지 의문이다.
아울러, 대관 문제와 행정 절차 진행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지 않는 채 민간 기획사는 이미 홍보와 티켓판매를 시작한 점도 논란이 일고 있다.
자칫 개최 장소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행사 취소 시 뒷감당이 우려된다.
시는 ‘K-스타 월드’로 ‘자족’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벌써부터 실질적인 이익도 없이 ‘우리 이런 행사 했습니다’라는 명분만 가져간다면 모순이다.
이와 함께 미사경정공원이 공연장으로 확정될 경우, 지하철 이용자들이 도보로 공연장까지 가는 시간이 총 40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 때문에 대중교통, 자가 승용차, 셔틀버스 등으로 주위 일대는 큰 교통 혼잡 현상이 우려되며, 심지어 24일은 ‘시민의 날’ 행사까지 겹쳐 안전 대책이 최우선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는 지금이라도 앞으로 준비 중인 모든 공연과 축재를 원점에서 재검토 후 시민 모두가 공감하며 선호하는 알찬 구성의 축제를 선보여야 할 것이다.
또 의회 역시 이 상황을 남일 보듯 방관하는 자세보다 여야불문 시민을 대표하는 대외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잘못된 일에 대한 것을 인지하고 책임을 지는 태도와 행동이다.
8월 26일 하반기 ‘버스킹’을 시작으로 올가을 하남시는 ‘축제’의 연속이다.
하남시의 위상을 높이는 것이 ‘축제’라고 하기에 이미 타 지자체에서도 많이 하고 있고 그에 따른 폐해도 많다.
‘K-스타 월드’도, ‘축제’도 모두 시민을 위한 정책 아닌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축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