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혜 시민기자.>
지난 18일 오후 2시 34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 이현재 하남시장의 이동 시장실, ‘9번째 현재! 여기가 시장실!’이 하남시 단샘초등학교 앞에서 2시간 동안 운영됐다.
이날 시민 8명이 10개의 민원을 넣었으며, 고등학생이 접수한 민원도 있었다. 이 외에도 무기명의 민원 한 건 등에 대한 민원을 상담하며 비지땀 흘렸다.
이런 상황 속 몇 가지 아쉬운 글들이 지역 SNS에 올라왔다. 감일 ‘이동 시장실’ 운영 전, 한 주민은 홍보 현수막 사진을 온라인 카페에 게재하며 ‘보여주기식이네’, ‘민원이 해결되는 것은 없네’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주민은 당일 ‘이동 시장실’ 운영 사진을 올리며, ‘고등학생들은 뙤약볕에서 작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천막에서 편하게 앉아 있다’며 비교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몇 개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비판에 앞서 이동 시장실 등의 소통 창구에 대한 주된 목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타 지자체에서도 ‘보여 주기 식’ 등의 비판을 받음에도 유지하는 이유는 ‘소통을 통한 민원 해결’이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동시장실’은 민원 제기가 어려운 시민들에게 도움이 된다. 온라인 민원 제기가 어려운 노인분이 오시기도 하고, ‘이택주민’의 경우 직접 만나 설명하고 싶은 도면을 들고 오기도 한다.
비대면으로 소통하다 보면 말 한마디에 오해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면이다 보니 의사소통도 수월하다.
교육적인 효과도 있다. 하교 시간에 시장과 인사하고, 궁금한 학생은 공무원들에게 이것저것 묻기도 한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지방자치 행정을 눈으로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또 학생들이 직접 눈높이에 맞춘 민원을 제기할 수도 있다.
한 초등생의 경우, ‘감일에 놀거리가 없다’, 청소년은 ‘청소년수련관 이용하기에 교통이 불편하다’ 와 ‘주말에 친구들과 나가기 쉽게 버스 배차를 늘려 달라’는 민원을 넣었다.
이 시장의 공약인 ‘이동 시장실’은 홍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도 직원들도 무더운 날씨에 단 몇 대의 선풍기에 의존하여 옷을 갖춰 입고 민원인을 응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은 뙤약볕에 잠깐 기다렸다 시원한 버스를 탈 수 있지만, 이들은 2시간 동안 화장실도, 의자도 불편하다.
게다가, 몇몇 주민들이 몰래 사진 촬영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일거수일투족(一擧手一投足)’이 노출되는 현장에서 고생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에드 영의 「일곱 마리 눈먼 생쥐」라는 동화책이 있다. 각각 눈먼 생쥐가 코끼리의 부분을 만지고는 ‘기둥’, ‘뱀’, ‘창’, ‘부채’, ‘밧줄’이라 생각하지만, 마지막 하얀 생쥐가 전체를 다 돌아본 뒤 ‘코끼리’임을 알아내는 내용이다.
책의 말미에는 ‘부분만 알고도 아는 척할 수는 있지만, 참된 지혜는 전체를 보는 데서 나온다’라는 교훈이 적혀 있다.
스마트폰의 증가로 수용자의 올바른 미디어 이용을 촉진하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중요한 때이다. 이제 ‘미디어 리터러시’는 SNS에도 적용해야 한다.
쉽게 글을 올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내리면 된다는 생각에 ‘헛소문’이 되기도, ‘가짜뉴스’에 온상지(溫床地)가 되기도 한다.
시민들 역시 SNS에 글을 올릴 때, 또 그것을 수용하는 사람들도 특정 부분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