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혜 시민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으로 경기도는 역대 도시자의 분도 반대로 30여 년간 진척이 없던 법률 제정에 속도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회 법안 통과를 목표로 주민 공청회, 도내 타시 공직자 대상 순회 설명회 등 꾸준히 준비하여 결실을 맺을 때 쯤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등장해 준비하던 분도정책에 물타기가 되어 본질을 논해보기도 전에 정쟁에 대응하느라 분주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공약을 듣고 공감이 되면서도 역대 도지사들이 왜 반대했는지 이해가 갔다. 그들은 북부지역의 ‘재정자립도 미흡’을 이유로 들었지만, 경기도가 커지면서 서울시장 뿐 아니라 경기도지사 역시 대선주자로 거론될 만큼 비대해졌기에 분도를 할 경우 그 정치적 힘은 줄어들 것이다. 그래서 김동연 도시자의 ‘분도’공약은 큰 결단이라 생각된다.
‘김포시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서울 인근 시도 술렁이고 있다. 하남시도 예외는 아니다. 하남 미사는 강동, 위례와 감일은 송파에 가깝다.
신도시 특성상 교통과 교육은 늘 따라다니는 고질적인 문제다.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주민들은 서울시가 경기도버스 진입을 제재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하남시 학부모들은 학교의 과밀과 학업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서울시에 기대고 싶다.
관내 국민의 힘 당 차원에서도 설문조사를 하고 하남시 주민 대표를 모아 추진위를 결성하려고 한다.
하지만 시민들 역시 서울시 편입을 반기면서도 부정적인 견해도 나오고 있다.
감일 A 주민(40대, 남)은 “서울시로 편입이 되면 좋겠지만 모두 이해관계도 있고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곧 있을 선거 때문에 나온 거 같다”며 “정치 싸움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B 주민(50대, 남)은 “지방 소멸론으로 지방은 지역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고, 교육부는 지역 명문고, 지방대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은 안 그래도 비대한데 메가 시티를 논하고 있다”면서 정부와 상반된 정책을 내놓은데 비판했다.
하남시민 단체 결성도 문제다. 지난 3일, C하남교육지원청 설립 추진 위원장이 이번에는 ‘하남 위례·감일 서울편입추진위원회’를 결성, 위원장으로 추대되어 8일 발족식을 가졌다.
이에 타 시에 사는 D학부모는 “C위원장은 하남이 과밀이라고 교육지원청 설립을 추진을 해놓고서 갑자기 위례, 감일 서울편입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렇다면 굳이 하남이 단독교육청 설립을 할 필요가 있나?”라며 “아무리 서울편입이 이슈여도, 교육지원청 설립 추진 위원장과 위례감일 서울편입 추진 위원장을 동시에 겸하는 것은 모순된다, 지난 1년간 함께 준비한 학부모들은 뭐가 되냐”면서 지적했다.
‘김포시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 여당은 선거홍보에 좋은 현수막 걸기에 바쁘고, 야당은 민심 때문에 대놓고 반박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또 여기에 발 빠르게 태세를 전환하는 단체들도 있을 만큼 정치적으로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지만 정작 시민들은 ‘정치인들 또 시작 했구나’며 코웃음만 칠뿐이다.
나 역시 하남시민으로 서울시민이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학군 선택지도 넓어지고 부동산 가치도 상승 할 절호의 찬스인 것을,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것, 정치적 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