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용 기자>
며칠 전 2023년 수학능력시험이 마무리됐다. 매년 치러지는 시험은 행사처럼 인식된 지도 꽤 오래다.
수능을 보는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 학생들이 응원하는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필자가 정시보던 시절보다는 차분해졌지만 그래도 수능이 치러지는 학교 정문 앞에서 합격 떡, 엿 등을 선물하며, 응원하는 곳이 올해는 꽤 있었다. 이런 풍경은 지난해까지 코로나19로 볼 수 없었지만, 올해 다시 응원의 모습이 등장했다.
몇 년간 공부했던 것을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증명하는 선배 수험생을 위해 응원하는 풍경은 우리나라 고유의 모습일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의 배경을 곱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정시 지원의 자체를 ‘압박’으로 보고 우울증과 자살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올해도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수험생의 부담이 투신으로 이어진 사고가 있었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매년 이런 부담이 수험생을 벼랑으로 내몰았다. 이렇듯 수능에서 자살을 선택하는 수험생이 없도록 시험 당국과 여론은 부담을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큰 노력에도 매년 이런 사고는 발생하고, 수험생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매번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올해 수능을 치른 a 학생은 “인서울 4년 대학교에 가려고 노력했는데, 어려울 것 같다”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으며, 대부분의 학생이 좋은 대학의 기준이 ‘인서울’로 향하고 있었다. 수험생을 둔 대부분 부모는 경제 불황에서 학벌마저 없다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분위기다.
서울권 대학에 관심이 주목되는 이유는 주변 인프라 및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의 여건이 서울특별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 최근 서울특별시가 김포시를 행정구역 통합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16일 김포시를 서울로 편입하는 「김포 서울 편입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과 긍정적인 시각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큰 뉴스거리가 됐다.
특히, 지난 6일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024년 본예산안 브리핑 후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김포시는 경기도입니다”라며 입장을 밝혔고, 16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도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이 만나 서로의 이견 차이만 확인하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수도권 집중된 인프라, 저출산 등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개편의 결과는 도시경쟁력, 인구 증가 등으로 지역 주민의 사회적, 경제적 삶의 직접적인 영향이 큰 사안으로 많은 의견 수렴과 실사례 파악 등이 필요하다.
행정구역 개편에 성공한 사례는 편입 3건, 통합 2건이며, 서울 위성도시 편입은 0건이라는 것이 논의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또 서울특별시는 과밀억제권역으로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지만 실질적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개편 논의가 의미가 있어 보인다.
다만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에게 직접적 영향이 큰 만큼 여·야의 정쟁으로 가지 않고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지역주민에게 보답한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