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혜 시민기자. >
‘김포시 서울 편입’이 거론되면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가 지난 7일 출범했다. 하필 총선을 6개월 남긴 시점이다. 여기에는 하남인사 2명도 포함됐다.
하남은 ‘서울 편입 유불리(有不利)’를 따져보는 어떤 공청회나 주민 의견수렴 없이 일부 정치인들과 시민들에 의해 바로 ‘서울 편입 찬반(贊反)’이 공론화됐다. ‘하남시 서울 편입 찬성 95%’의 설문조사 출처는 어디서 나왔는지, 신빙성은 있는지 알 수 없다.
23일, 국회 세미나실에서 최종윤 국회의원 주최로 ‘수도권 발전 방안으로 하남 등 서울 편입 타당한가?’를 놓고 토론회가 개최됐다.
최윤호 감일 총연합회장은 “하남시 서울 편입 찬반 토론회이면 참석하지 않으려 했다”고 했고, 하남시민 A(여)도 “찬반 토론을 논하는 자리인지 확인하고 싶어 참석했다”며 타당성을 논하는 자리를 환영했다.
토론자인 서울과기대 김재훈 교수는 “도시 간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지방자치로 인한 지역이기주의가 만연해진 만큼 중앙정부 주도하에 기본적인 행정서비스 공급을 바탕으로 도시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능적 분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남시는 도농(都農)도 시이다. 도시만 있는 시가 그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며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건국대 소순창 교수는 “하남시가 서울시 편입을 할 경우 이해득실을 따져야 한다. 하남의 지방세는 ▲담배소비세 ▲주민세 ▲지방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이나, 서울시는 ▲등록면허세 ▲재산세밖에 없어 만약 서울시 하남구 된다면 인구수가 비슷한 광진구에 비해 세수가 약 3,005억 원 줄어들어 지역 살림이 어려워진다(2022년 지방세 통계연감 기준)”며, “교산 신도시가 생기면 곧 인구가 50만이 넘어 자율적인 도시계획 권한을 갖게 되고,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도시로 변모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하남시 위례 주민이 ‘위례신도시 법안 발의 행정통합’과 관련한 서울 편입 입장문을 최 의원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위례의 서울 편입도 잘 따져봐야 한다. 단지 교통과 교육 등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편입을 주장하는 것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서울시민이 되기를 원하는 것인지 속마음을 밝혀야 할 것이다.
이현재 시장은 위례를 방문할 때마다 ‘하남의 베벌리힐스’라며 추켜세웠다. 만약 하남 위례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과연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편입 후에 서울의 변두리 지역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 ‘용의 꼬리가 될지, 뱀의 머리가 될지’ 위례 주민들도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또, 하남 위례만 서울 편입을 한다 해도 성남 위례와의 행정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때문에 하남, 성남, 서울 세 지역이 함께 모여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하남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인 ‘교통과 교육’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도시 교통 광역위원회(이하 ‘대광위’)와 교육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서울로 출근하는 많은 경기도민의 수고로 서울시는 곳간을 채우는 만큼 도민들에게 교통으로 보답해야 한다. 또 서울의 값비싼 부동산에서 좀 더 여유를 갖고 자녀 양육을 위해 경기도로 이주한 학부모들에게 학군의 문도 열어 경기도의 과밀학급 해소와 서울시의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이는 국토교통부의 ‘대광위’가 있듯 교육부 산하 기관을 만들어 경기도 학생들이 서울의 과학고, 자사고, 외고 등에 진학할 수 있도록 인재 양성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시민 B씨(40대, 여)는 “서울은 이미 비대하다. 사실 구로구 오류동 지역같이 일부 애매한 지역도 타시로 편입해야 할 정도다”라며, “정치인들의 선거용 정책이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40년을 거주하고 김포에서 8년간 거주 중인 C씨는 “강동구민들이 여유로운 삶을 위해 미사지구 형성 때 많이 이사했다. 빡빡한 서울살이에 벗어나 여유로움을 갖고자 경기도로 이주한 것인데 마치 서울시는 우월하고 경기도는 떨어진다는 급을 만들었다. 정말 필요한 행정이라면 어떤 정권에서든 초당(超黨)론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다. 서울 편입으로 시민들을 혹하게 만들어 표를 얻으려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다”라며, “시민들의 의식과 판단을 믿는다. 개념 없이, 정책 없이 던진 서울 편입 논란이 곧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C씨는 “김포시장은 어떤 주민 공청회도 없이 독단적으로 서울 편입을 결정했다. 그래도 하남은 추진위라도 있지 않나”며, 서울 편입 논란의 시발(始發)인 김포시의 부실한 행정을 비난했다. “김포시민은 일부 시민들만 동요될 뿐 선거철인가보다 하고 잠잠한 상태다”라며 분위기도 전했다. 언뜻 봐도 김포시장이 마치 고려 지방호족이 되어 자신보다 강한 타 지방호족 세력에게 항복하듯, 시 전체를 바치는 듯한 모습이기도 하다. 시장이라는 직함은 민주주의 국가의 선출직 공무원인데 독단으로 좌지우지하는 것이 뭔가 착각한 것 같다.
좌장을 맡은 단국대 김현수 교수 역시 토론을 마무리하며 “주민들 의견을 들어보니 하남 전체가 서울 편입을 찬성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 역시 보도에 신중을 기했으면 한다. 정작 당사자인 시민들은 잠잠한데 일부 의견이 마치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여론을 조성하지는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