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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혜 시민기자>
평판(評判, Reputation)이란, 사람들의 평가나 비평을 뜻한다. 기업에서도 ‘브랜드 평판’, ‘평판 리스크’라는 말을 종종 쓰는 데 내부적 물의 등으로 외부의 인식이 좋고 나쁨을 의미한다.
기업의 인사부(HR) 직원 연수 과정 중에도 ‘평판’이라는 단어가 언급되기도 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평가가 좋지 않으면 승진이나 재계약 시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외국계 동종기업 간에는 직원 채용 시 전(前) 회사에 레퍼런스 체크(평판조회)를 한다. 좋지 않은 퇴사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에, 관계 맺음을 잘해야 한다.
미국 대학은 교수 채용 시 캠퍼스 인터뷰를 1박2일 이상 진행한다. 공개 강의도 있지만 함께 일할 교수진들을 만나 면담도 하고 식사도 한다. 또 학부생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임용 시 전공 적합성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극히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미국에서도 함께 일할 동료 교수를 뽑을 때는 식사 자리에서까지 애티튜드(태도)를 보는 것이다.
아무리 업무 완성도가 100%일지라도, 그 사람의 평판이 좋지 않으면 업무마저도 평가 절하된다. 반면 2% 업무 완성도가 부족한 사람도 평판이 좋다면 어느 정도 문제없이 지나가곤 한다.
하지만 사람 일이 언제나 흠 잡히기가 쉬운 만큼 자신의 업무가 그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얼마 전, S 행정복지센터 내부 갑질 논란이 보도<본보 11월 23일, 하남시 팀장급 공무원, 민원인과 상사 사이에서 “동네북”?>됐다.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진 지 얼마 안 된 하남시에서 이번 본지 보도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랄 수 있게’ 만들 정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보도 전후 제보와 논란이 있지만, 아직 당사자의 입장은 명확히 알 수 없다. 보도 내용에 대해 받아들이는 입장차이도 저마다 다르다. 이런 상태에서 사건의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기도 어렵다.
상사 입장에서 업무를 잘해 보고자 날 선 모습이 나올 수도 있고 원래 성품이 그럴 수도 있다. 부하 직원 역시 업무 외적인 평가에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거나 어려움에 대처하기 힘든 성향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행동에에 대해 ‘얼마나 떳떳한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한 번쯤 들어볼 필요가 있다. 나의 가치관만 고집하고, 수용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는다면 이 또한 사회에서 함께 일하기 어려운, 평판이 좋지 않은 동료가 될 수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 함께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점이다. 소통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 하남시 공직사회 내부에서 이런 잡음이 자꾸 나오는 점도 한번은 들여다볼 일이다. 내부적으로 물의가 없어야 외부적으로도 평판이 좋을 수 있다.
이번 기사를 접한 시민 A 씨(50대, 남)의 경험담을 전하고 이 글을 마치고 싶다.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름 잘 견디고 실적과 업무 인정받으면서 지낼 수 있었던 것은 몇 년마다 주기적으로 만나는 고약한 상사들 덕이라 생각한다.
지금 돌이켜보면 분명 상사의 갑질이었지만, 오히려 참고 견디는 모습이 회사 내에서는 그런 상사 아래에서 견디는 저를 대단하다고 인정해 줬다. 분명 갑질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사회 분위기가 본인이 불편하면 상대가 ‘갑질’한다고 규정하려는 의식이 강한 것 같다”며, “참고 기다리면 갑질 상사는 조직에서 정리해 주니, 힘들더라도 참고 긍정적으로 자신이 ‘을’이라 규정하지 말고 갈등 요소를 본인에게서 먼저 찾고 고치며 기다린다면 일하는 재미를 찾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다들 몇 년에 한 번씩은 퇴사를 떠올리며 살고 있지 않은가? 조직 안에는 '갑 vs 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무책임한 ‘병’도 있다. 모든 일을 남 일 하듯이 제삼자의 시간으로 직장 생활하는 사람들 소위 ‘삼류’가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