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건설사 현장공무부장이 건넨 공탁성 돈봉투에 있던 5만 원권. (사진=동부권취재본부)>
건설회사 공무부장이 현직 기자에게 ‘청탁성 돈봉투’를 건네다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21일, 경기 하남시에 미사지구 토목공사를 마무리 중인 대형 H건설 현장 공무부장이 오후 하남시 천현동 소재 모 전통찻집에서 기자 C씨를 만나 자신의 현장 주민 민원을 잘 봐달라는 취지로 돈 봉투를 건낸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정언론뉴스 취재진은 지난 23일 <하남 미사지구 내 고등학교 신축 예정부지..."불법 건축물과 건설장비로 몸살>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앞서 보도한 현장 상황은 1,500여 명의 어린이 통학로로 중소형 공사 트럭이 드나드는데도 안전요원 없이 방치하고 있었으며, 이 외에도 무단으로 건설기계를 비롯한 철근 등 건설 자재를 야적해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불법으로 100여 평에 이르는 건물을 지어 외국인 근로자와 일부 직원의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장 취재가 시작되자 H건설회사 현장공무부장이 C기자에게 “설명할 것이 있다며 만나자”라며 접근했다. 만난 장소에서 공무부장은 “이번 민원에 조치는 다 했다. 다음 민원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며 돈봉투가 든 다이어리를 건넨 것이다.
C기자는 B부장의 행동에 난색을 보이면서 적극 거부 의사를 밝히는 한편 112신고센터로 전화해 현장보존을 위한 경찰 출동을 요청했다.
<경찰관이 공탁성 돈봉투에 있던 5만 원권을 수거하고 있다. (사진=동부권취재본부)>
이 과정에 B부장은 “받지 않으면 그만이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며 항변과 함께 도와 달라면서 “입장을 좀 고려해달라”고 부탁했지만, C기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5만 원짜리 20장이 들어있는 돈봉투를 압수했으며, B부장과 취재진 C기자의 신원을 확인한 후 돌아갔다. 이에 경찰은 “B부장이 책임을 맡은 현장에 들러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장 B부장은 “민원에 대한 조치를 설명하고 다른 민원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전달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C기자는 “청탁성 돈 봉투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이비기자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현장에서 기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접한 언론 및 행정 공익단체 관계자는 “이는 현장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언론인을 무시한 행위”라며 “이번 사건은 지방언론계에서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일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를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