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거주하는 청소년과 청년 중 상당수가 가족돌봄과 생계유지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이 6일 발표한 '가족돌봄 청소년 및 청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돌봄과 근로를 병행하고 있으며, 거의 절반에 가까운 이들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것으로, 한국갤럽과 함께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13~34세 사이의 가족돌봄 청소년·청년 1,2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족돌봄 청소년·청년은 부모의 사망, 이혼, 가출 또는 가족 구성원의 장애, 질병 등으로 인해 부모 대신 가족을 돌봐야 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51.9%가 가족돌봄과 근로를 병행하고 있었으며, 19.6%는 가족돌봄과 학업을, 8.5%는 가족돌봄, 학업, 근로를 모두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전체 응답자의 49.7%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족돌봄 청소년·청년들은 주당 평균 23.6시간을 돌봄에 할애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50.6%)이 단독으로 돌봄을 수행하고 있었다. 돌봄 기간은 1년 이상~3년 미만이 32.5%로 가장 많았고, 9년 이상 장기간 돌봄을 지속하는 경우도 17.6%에 달했다.
이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돌봄대상자를 혼자 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으로 인한 시간 할애 필요성(41.4%)과 공공서비스 및 정보 부족(36.9%)이 꼽혔다. 그러나 사회복지시설 이용 경험이 없는 응답자가 48.6%에 달해, 정보 부족과 안내 미흡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김하나 경기도 복지국장은 "이번 조사는 경기도 내 가족돌봄 청소년과 청년들이 겪는 심각한 부담을 명확히 보여줬다"며 "경기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지원과 구체적인 서비스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는 현재 긴급복지 콜센터를 통해 가족돌봄 청소년과 청년에 대한 제보와 신고를 접수하고 있으며, 누구나돌봄, 일상돌봄 서비스를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