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GM감자 수입 승인, 통상외교의 부산물인가 국민 식탁의 균열인가

공론1도 없이 ‘조건부 적합’…식량주권·투명 행정 어디로

2025.03.22 12:43 입력 조회 3,604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글로벌 식량 패권 시대, 통상외교가 국민 식탁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정부는 미국산 유전자변형 감자(SPS-Y9)의 수입 승인 절차를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7년 가까이 심사가 보류되던 사안이 산업부 장관의 미국 방문 시점에 맞춰 급물살을 탄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SPS-Y9은 가공 중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 및 검은 반점 발생을 줄이고, 감자역병에도 저항성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개발됐다. 그러나 이 유전자변형 감자는 ‘식용’과 ‘가공용’을 전제로 한 수입으로 신청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생감자 형태로 유통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환경부는 과거 “생장이 불가능한 상태”라는 조건을 전제로 조건부 적합을 판정했으나, 이번에 접수된 농촌진흥청의 심사 결과서는 조건을 붙이지 않았다. 통상 외교의 파고 앞에 정부가 자발적으로 비관세장벽을 무너뜨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더 큰 문제는 이 GM감자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등에서 튀김용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외식업소에는 GMO 표시 의무가 없어, 청소년들이 알지도 못한 채 GM감자를 섭취하게 될 수 있다. 국산 감자의 종자 점유율은 25%에 불과하고, 정부 개발 종자 비중은 17%에 그친다. GM감자가 본격 수입되면 종자 주권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무역장벽보고서에서 GM 감자를 포함한 다양한 한국의 농식품 규제를 문제삼았다. 여기에 최근 GM감자 수입 승인 절차가 속도전 양상을 띠는 것을 보면, 외교적 교환의 일환으로 GM감자 문제가 재부상한 것이 아니`냐는 정황적 의심도 나온다. 물론 공식 문서나 발언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타이밍이 석연치 않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건 ‘비즈니스 친화적 행정’이 아니라 ‘국민 식탁 안전’이다. 국회와 국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승인 절차는 향후 커다란 사회적 반발을 야기할 수 있다. 정부는 이 사안을 다시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야 한다. 통상외교의 균열이 국민 식탁의 균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전병호 기자 edit@fp-news.co.kr]
<저작권자ⓒ공정언론뉴스 & fp-news.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