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봄, 3만 4천ha가 넘는 산림이 불탔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도 함께 발생했다. 단 하루의 부주의가 수십 년간 가꾼 숲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울산 대운산, 경북 의성, 경남 산청, 그리고 천년 고찰 고운사까지. 이번 대형 산불은 산림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매년 8,000건이 넘는 산불을 겪는다. 이들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임도’와 ‘방화선’ 구축에 집중한다.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임도는 단순한 벌목용 도로가 아니다. 초기 진화를 가능하게 하고,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게 하며, 무엇보다 불길을 차단하는 방화선 역할을 한다.
2022년 울진 금강송 숲 앞의 임도는 그 효과를 분명히 보여줬다. 9박10일간 이어진 산불 속에서도, 2021년에 개설된 임도 덕분에 대형 장비와 인력이 즉시 투입됐고, 숲은 지켜졌다. 반면 임도가 없던 하동은 야간 진화조차 어려워 산불이 번졌고, 같은 시기 합천은 임도를 통해 진화율 92%를 기록하며 비교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한국의 임도 밀도는 1ha당 4.1m로, 독일(54m), 오스트리아(50m), 일본(24m)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그럼에도 일부 환경단체는 임도가 산림 훼손과 생태계 단절을 초래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산림청이 요청한 임도 확충 예산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불길이 덮친 뒤에야 태우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 임도가 초래할 수 있는 환경영향에 대한 우려는 중요하지만, 그 우려로 인해 적절한 대응 수단마저 봉쇄하는 것은 더 큰 재앙을 부른다.
산림청은 임도가 방화선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소방헬기는 야간에 뜰 수 없고, 강풍 속 진화율은 10%에 불과하다. 반면, 임도를 통한 진화 장비 투입은 92%의 성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임도는 단지 길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통로이며, 숲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임도는 효율적인 산불 대응뿐 아니라 지역 주민 보호, 진화 인력의 안전 확보, 물자 수송에도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다. 일부 임도로 인한 산사태 문제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구조 보강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과도한 두려움이 아니라 균형 잡힌 과학적 논의다.
산불은 반복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산불은 이제 자연재해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재난이다. ‘길 없는 숲’은 더 이상 보호받는 자연이 아니라, 화마에 무방비로 노출된 희생양일 뿐이다. 임도 확충은 산림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이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산불진화 현장. (사진=산림청)>
2025년 봄, 3만 4천ha가 넘는 산림이 불탔다.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도 함께 발생했다. 단 하루의 부주의가 수십 년간 가꾼 숲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울산 대운산, 경북 의성, 경남 산청, 그리고 천년 고찰 고운사까지. 이번 대형 산불은 산림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무엇인지 다시 묻게 만든다.
미국 캘리포니아는 매년 8,000건이 넘는 산불을 겪는다. 이들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임도’와 ‘방화선’ 구축에 집중한다.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임도는 단순한 벌목용 도로가 아니다. 초기 진화를 가능하게 하고,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게 하며, 무엇보다 불길을 차단하는 방화선 역할을 한다.
2022년 울진 금강송 숲 앞의 임도는 그 효과를 분명히 보여줬다. 9박10일간 이어진 산불 속에서도, 2021년에 개설된 임도 덕분에 대형 장비와 인력이 즉시 투입됐고, 숲은 지켜졌다. 반면 임도가 없던 하동은 야간 진화조차 어려워 산불이 번졌고, 같은 시기 합천은 임도를 통해 진화율 92%를 기록하며 비교를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한국의 임도 밀도는 1ha당 4.1m로, 독일(54m), 오스트리아(50m), 일본(24m)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다. 그럼에도 일부 환경단체는 임도가 산림 훼손과 생태계 단절을 초래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결과, 산림청이 요청한 임도 확충 예산은 번번이 좌절되었다.
그러나 묻지 않을 수 없다. 불길이 덮친 뒤에야 태우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인가. 임도가 초래할 수 있는 환경영향에 대한 우려는 중요하지만, 그 우려로 인해 적절한 대응 수단마저 봉쇄하는 것은 더 큰 재앙을 부른다.
산림청은 임도가 방화선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소방헬기는 야간에 뜰 수 없고, 강풍 속 진화율은 10%에 불과하다. 반면, 임도를 통한 진화 장비 투입은 92%의 성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임도는 단지 길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통로이며, 숲을 지키는 최전선이다.
임도는 효율적인 산불 대응뿐 아니라 지역 주민 보호, 진화 인력의 안전 확보, 물자 수송에도 필수적인 기반 시설이다. 일부 임도로 인한 산사태 문제는 철저한 사전 조사와 구조 보강으로 충분히 해결 가능한 사안이다. 오히려 지금 필요한 것은 과도한 두려움이 아니라 균형 잡힌 과학적 논의다.
산불은 반복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산불은 이제 자연재해가 아니라 예측 가능한 재난이다. ‘길 없는 숲’은 더 이상 보호받는 자연이 아니라, 화마에 무방비로 노출된 희생양일 뿐이다. 임도 확충은 산림을 지키기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