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3일이었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185개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불과 3거래일 만에 글로벌 증시는 폭락했다. 미국 S&P500은 10%, 유럽 증시는 12%, 항셍지수는 14% 넘게 하락했다.
KOSPI도 2300선으로 밀렸다. 공포지수 VIX는 47을 넘었고, VKOSPI도 44까지 급등했다. 시장은 관세가 아닌, 전쟁을 맞이한 듯한 반응이었다.
이후에도 충격은 잦아들지 않았다. 4월 15일, 미국 농무부는 GMO 감자의 위해성 심사가 완료됐다고 발표했고, 17일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미국산 감자 11개 주 수입 허용 초안을 행정 예고했다. 동시에 미국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5%까지 내려왔다. 금리와 관세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시장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주가 그 자체보다, 관세정책이 실물과 금융을 동시에 압박한다는 점이다.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관세는 월스트리트가 아닌 메인스트리트를 위한 것”이라며 금융시장보다 중소기업과 실물경제를 우선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가계의 43%가 금융자산 중 주식을 보유하고, 베이비부머는 미국 주식의 절반을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이미 ‘메인스트리트’와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문제는 정책 결정권자들의 우선순위가 여기에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 하락을 ‘약간의 고통’이라 표현했고, 재무장관은 ‘금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는 대출과 재정 부담의 기준이고, 주식은 고통스러운 조정 대상일 뿐이라는 논리다. 결국 시장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지금, 밸류에이션이 아무리 낮아도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한국의 KOSPI는 12개월 예상 기준 PBR이 0.8배로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누구도 ‘바닥’이라 확신하지 못한다. 게다가 미국의 무차별 관세는 한국 수출 의존 경제에 직격탄이다.
이제 우리는 단기 조정은 기회, 장기 추세는 위기라는 냉정한 인식이 필요하다. 주가는 언젠가 회복된다. 그러나 관세라는 구조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 회복은 더디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는 관세를 올리고, 시장은 무너진다. 이 흐름은 반복된다. 세계는 또다시 국경마다 철조망을 치고 있다. 무역의 문을 닫는 그 순간, 성장의 문도 함께 닫힌다. 지금 필요한 건 정책이 아니라 전략이다.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는 준비되어 있는가.
단 3일이었다. 지난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185개국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불과 3거래일 만에 글로벌 증시는 폭락했다. 미국 S&P500은 10%, 유럽 증시는 12%, 항셍지수는 14% 넘게 하락했다.
KOSPI도 2300선으로 밀렸다. 공포지수 VIX는 47을 넘었고, VKOSPI도 44까지 급등했다. 시장은 관세가 아닌, 전쟁을 맞이한 듯한 반응이었다.
이후에도 충격은 잦아들지 않았다. 4월 15일, 미국 농무부는 GMO 감자의 위해성 심사가 완료됐다고 발표했고, 17일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미국산 감자 11개 주 수입 허용 초안을 행정 예고했다. 동시에 미국 금리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15%까지 내려왔다. 금리와 관세 사이에서 균형을 잃은 시장은 좀처럼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주가 그 자체보다, 관세정책이 실물과 금융을 동시에 압박한다는 점이다.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관세는 월스트리트가 아닌 메인스트리트를 위한 것”이라며 금융시장보다 중소기업과 실물경제를 우선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가계의 43%가 금융자산 중 주식을 보유하고, 베이비부머는 미국 주식의 절반을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는 이미 ‘메인스트리트’와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문제는 정책 결정권자들의 우선순위가 여기에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 하락을 ‘약간의 고통’이라 표현했고, 재무장관은 ‘금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금리는 대출과 재정 부담의 기준이고, 주식은 고통스러운 조정 대상일 뿐이라는 논리다. 결국 시장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지금, 밸류에이션이 아무리 낮아도 신뢰는 회복되지 않는다. 한국의 KOSPI는 12개월 예상 기준 PBR이 0.8배로 코로나19 이후 최저 수준이지만, 누구도 ‘바닥’이라 확신하지 못한다. 게다가 미국의 무차별 관세는 한국 수출 의존 경제에 직격탄이다.
이제 우리는 단기 조정은 기회, 장기 추세는 위기라는 냉정한 인식이 필요하다. 주가는 언젠가 회복된다. 그러나 관세라는 구조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 회복은 더디고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치는 관세를 올리고, 시장은 무너진다. 이 흐름은 반복된다. 세계는 또다시 국경마다 철조망을 치고 있다. 무역의 문을 닫는 그 순간, 성장의 문도 함께 닫힌다. 지금 필요한 건 정책이 아니라 전략이다.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는 준비되어 있는가.